2001년인가 필자가 소장하고 있던 장서 중 회고록 쓸 때 자료 일부를 남겨두고 대부분을 국토연구원에 기증한 바 있다. 대부분의 자료들은 국토와 도시계획 등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토목과 건축 일반에 관한 책들이다.

자료의 대부분은 필자가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수집한 손때 묻은 것들이다. 그 중에는 돈을 주어도 구할 수 없는 희귀자료(稀貴資料)와 진본(珍本)이 70여 종 120여 권에 달한다. 그런데 이들 자료가 대부분 일어로 되어 있거나 한자로 되어 있어 해설서가 없으면 요즘 사람들이 해독하기 힘들기 때문에 부득이 해설서를 쓰게 되었다.

「朝鮮地誌資料(조선지지자료)」 같은 책은 일제가 9년간에 걸쳐 실시한 조선토지조사사업의 총 결과를 수록한 것인데, 국토면적부터 하천의 연장과 산의 높이 등 국토에 관한 모든 제원이 기록되어 있다. 「朝鮮古代觀測記錄調査報告書(조선고대관측기록조사보고서)」등은 비록 일본인들에 의한 발굴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옛 기록에서 발취한 것인데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황사(黃砂)현상까지 기록되고 있다. 또한 조선총독부에서 실시한 국토계획에 관한 연구의 실적도 있다. 중국의 토목사(土木史)라 할 수 있는 「中國の科學と文明(중국의 과학과 문명)」을 비롯하여 일본의 택리지라 할 수 있는 「日本水考(일본수토고)」와 孫文(손문)의 「共榮大計(공영대계)」, 「이스라엘 國土基本計劃(국토기본계획)」도 흥미롭다.

이들 자료는 본인이 「韓國國土開發史硏究(한국국토개발사연구)」를 집필할 때 큰 도움이 되었다. 1960년대 초부터 거의 20년 간의 자료수집 끝에 집필을 시작했다. 이 희귀자료와 진서는 국토개발의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에게는 대단히 소중한 자료가 될 것이란 점을 첨언하면서 많은 분들의 이용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