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세계경제위기 이후 새로운 경제질서 형성과정에서 미국과 일본의 지도적 위상이 하락하고 중국 등 신흥경제대국들에게 새로운 리더쉽이 요구되고 있다. 한국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어떠한 미래 비전과 발전전략을 모색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과거 우리는 동북아의 중심이 되겠다는 다소 공허한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중심이 되겠다는 선언은 자연스럽게 두 가지 반향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첫 번째는 냉소이다. 중심이 될 만한 역량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선언을 한다면 주변국들로부터 냉소를 받을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견제이다. 중심이 될 만한 잠재력을 가진 국가가 중심이 되겠다는 선언을 한다면 당연히 주변국들은 긴장하게 되고 견제를 하게 될 수밖에 없다. 불행히도 과거 우리의 ‘동북아 중심’ 비전은 전자의 경우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이 G2라는 용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후자의 상황을 경계하고 있음이 자명하다.
우리는 현명하고 실현 가능한 비전을 통해 미래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네트워크 허브’로서의 한반도를 미래의 비전으로서 제시하고 있다. 미래 한반도의 경쟁력은 주변국들과의 네트워킹 속에서 강화해 갈 수 있을 것이며, 네트워킹을 선도하는 구심점으로서 ‘네트워크 허브’는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경쟁과 협력이 공존하는 상황 속에서 ‘네트워크 허브’는 한반도의 생존과 발전을 위한 키 워드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최근 국내에도 시판된 아이폰의 최대 강점 가운데 하나는 사용자들이 자신들이 창안한 소프트웨어를 공유시키고 이 과정에서 큰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커뮤니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아이폰의 비즈니스 모델은 바로 우리가 미래 지향할 ‘네트워크 허브’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열린’ 한반도에서 다양한 문화와 취향을 가진 사람과 기업들이 자유롭게 네트워크를 구축토록 하는 것이 바로 ‘네트워크 허브’로서 한반도의 미래 모습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미래 비전의 실현을 위해서는 정치, 경제, 사회?문화 등 각 영역에서 세부적인 국가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 연구에서는 국토측면에서 몇 가지 실천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세계적인 수준의 ‘도시’와 ‘인프라’구축이 그 가운데 하나이다. 미래 한반도가 ‘네트워크 허브’가 되기 위해서는 인적 교류를 주도할 공간적 거점으로서 인터페이스 시티(interface city)와 도시간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 그리고 더욱 가까워 질 주변국들과 환경문제에 공동대처하는 네트워크 구축도 중요하다.
본 연구에서 미래 한반도의 비전을 위한 국토전략을 제시하였지만, 세부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이것은 후속연구들을 통해 보완할 것임을 약속드린다. 연구의 진행과정 속에서 함께 고민하고 귀중한 말씀을 주신 여러 자문위원분들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