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일부
우리나라의 공공계획은 지난 1960년대 초반 본격화된 이래 반세기 동안 눈부신 성장과 발전을 거듭해 왔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사회의 공공계획은 안팎으로 위기적 상황에 처해있다는 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이 위기의 근원은 오늘날 정부가 시행하는 공공계획은 예전처럼 확실하게 추진되는 맛이 현저히 떨어진 현상에서부터가 아닐까 싶다. 즉, 요즈음에은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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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공공계획은 지난 1960년대 초반 본격화된 이래 반세기 동안 눈부신 성장과 발전을 거듭해 왔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사회의 공공계획은 안팎으로 위기적 상황에 처해있다는 데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이 위기의 근원은 오늘날 정부가 시행하는 공공계획은 예전처럼 확실하게 추진되는 맛이 현저히 떨어진 현상에서부터가 아닐까 싶다. 즉, 요즈음에은 공공계획에 대한 대립과 갈등, 저항과 참여가 엄청나게 증대된 반면, 지난 날 우리나라 공공계획의 효율성과 실천력은 이제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어찌 보면 그저 분주하고 소란스러운 사회적, 정치적 이슈로 영락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면 이제 공공계획은 어떻게 될 것인가, 그리고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막연하지만 이 연구는 요즈음이 우리나라 공공계획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정이라고 인식하면서 이와 관련한 이론적이고 규범적인 요소들을 고찰할 필요가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이 연구를 수행하면서 우리 연구진은 외국의 계획이론 동향과 우리나라에서 논의되는 이론적 수준을 비교하며 매우 실망스럽고 부끄러운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리고 공공계획과 관련한 사례들을 천착하는 과정에서 공공계획이 표방하는 공익의 이념과 과학적 합리성이 경우에 따라서는 매우 무력함을 발견하고 역시 실망과 부끄러움을 느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우리는 요즈음 나타나고 있는 제반 공공계획에서의 현상을 보면서 진정한 의미의 참여 규범에 기초한 공공계획의 가능성을 발견하기도 했다. 이 연구가 “참여시대”라는 말을 굳이 붙이고자 하는 것은 단순히 공공계획에 대해 대립, 갈등, 저항, 참여가 증대되었기 때문만이 아니라 이전 시대와는 확연히 구별되는 의식과 가치관 근간으로 하는 이른바 “변동의 자원”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고, 이러한 변동성이 새로운 공공계획 패러다임의 실천적 토대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우리 연구진은 비판이론적 관점과 신제도주의적 관점의 접합점에서 파생하는 협력적계획론 같은 이론적 자원들과 오늘날 우리나라 사회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는 공공계획 및 다양한 시민참여의 현상을 기초로 “참여적 공공계획의 패러다임”을 탐구했다. 그 결과 공공계획이란 합리적 의사소통 원칙하에 구성인자들의 참여와 협상을 통해 공공의 이익에 대해 합의하고 실천하는 과정이라 규정할 수 있었고, 이에 수반되는 참여적 공공계획 패러다임의 규범적 명제를 도출했다. 하지만 고백하건대 이 연구의 수준은 아직 설익은 과일과 같아서 모양은 있지만 아직 향기로움은 머금지 못하고 있다.
처음 의도와 의욕에 비해 매우 미흡한 연구 결과를 내놓게 되어 이 연구에 기대를 가지셨던 분들과 이 연구를 도와주신 여러분께 면목이 없다. 그저 이 연구가 과학적?철학적 엄정함을 가진 완결된 이론이라기보다는 최근 제기되는 공공계획을 둘러싼 다양한 비판적 논의들을 검토한 하나의 시론으로써 우리나라 공공계획의 반성과 성찰을 촉구하고, 나아가 새로운 변화와 쇄신을 도모하는 미래지향적인 계기로 간주되기를 바랄 뿐이다. 마지막으로 우리 연구진과 협동연구진, 연구심의위원, 그리고 자문해주신 선생님들께 깊이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