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대도시 기성시가지내의 노후화된 주거지는 계획적 개념에 의해 개발되었다기 보다는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되었기 때문에 대체로 주거환경이 열악하다. 주거환경의 열악성을 개선하기 위하여 특정한 지구단위로 재개발사업이나 주거환경개선사업 등을 실시하여왔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주로 기존건물을 전면적으로 철거후 재개발을 하는 것으로써, 기존 커뮤니티가 해체되고 거주하던 주민들이 재정착하지 못하는 등의 사회적 문제가 되어 왔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면서 주민중심으로 주거환경을 정비해야 할 필요성과 사회적 당위성이 증대하고 있다. 주거문제의 핵심이 "모든 사람에서 적정한 주거"와 "지속가능한 인간정주개발"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물리적 환경정비만이 아니라 사회경제적 재개발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인식하에 본 연구는 커뮤니티 중심의 주거환경정비에 대하여 개념적으로 고찰하고 커뮤니티의 구성요소를 바탕으로 커뮤니티의 개념을 현대적으로 실체화하는 동시에 사례지역에 대한 조사와 분석을 통하여 정비방안과 집행수단을 강구하고자 하였다.
연구의 공간적 범위는 대도시의 주거지를 대상으로 하나 새로 개발된 주거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기성 주거지, 그 중에서도 아파트단지가 아닌 단독주택지역으로 한정하였다. 아파트단지는 계획적 요소가 강하고, 전반적으로 주거환경이 단독주택보다 양호한 반면 노후화된 단독주택지역의 환경정비가 더 시급하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본 연구를 수행하기 위하여 커뮤니티에 대한 관련문헌과 선행연구를 검토하였고, 국내외 커뮤니티 개발제도를 통하여 주거환경정비의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특히 국내도시의 기성주거지를 대상으로 주거환경수준을 진단하고 개선과제를 도출하였다. 대상연구지역으로는 안양시 박달동, 성남시 산성동, 부천시 소사본동을 선정하였고 조사지역에 대한 통계자료 및 수치지도 등을 활용하여 지역현황을 분석하고 해당 지역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주민 및 지역 특성과 주거환경정비에 대한 태도 등을 분석하였다.
커뮤니티의 구성요소는 국내외의 선행연구를 검토하여 지역성(locality), 공동체성(communality), 유기체성(organism)으로 설정하였다. 여기서 지역성은 물리적 지역의 범위 및 지역에 대한 인지도 등을 말하며 선험적으로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역사적으로 규정되는 것이고, 위계성을 갖는 커뮤니티가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것을 가정한다. 공동체성은 동질감, 소속감, 이웃과의 관계와 정주의식 등을 포함한다. 유기체성은 커뮤니티가 주변지역과의 보완적 관계 속에서 독자적으로 생존하고자 하는 특성으로서 커뮤니티 내에서 이루어지는 경제활동과 커뮤니티내에서 이루어지는 주민생활의 충분성 등을 말한다. 이러한 세 가지 구성요소가 고루 갖추어져야 커뮤니티가 활성화되고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러한 커뮤니티 개념을 주거환경정비에 도입하는 것은 물리적이고 사회경제적인 종합적 주거환경정비를 통해 주민들의 만족도와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다. 커뮤니티의 구성요소중 지역성이 주거환경정비에 대해 갖는 시사점은 지역주민들이 우리 동네라는 확고한 의식을 갖고 지역규모에 부합되는 계층적 주거환경정비 프로그램을 실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공동체성은 주민상호간 연대감 증진과 교류를 위한 공공복리시설을 확충하는 것이고, 유기체적 특성은 기본적 경제기반의 구축으로 자족성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커뮤니티 개발의 내용은 정치적 차원에서는 주민의 조직화와 전문화를 포함하는 것이고, 사회적 차원에서는 공동체적 생활을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다. 또한 경제적 차원에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해 최소한의 자족성을 확보하는 것이고 도시계획적 차원에서는 근린시설, 놀이터, 소공원, 주차장 등의 기반시설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다.
외국의 경우 미국, 프랑스, 일본 등에서도 과거에는 철거후 재개발방식을 채택하였으나 현재는 현지개량을 통해 커뮤니티를 보전하는 방식을 주로 활용하고 있으며, 다양한 사회경제적 접근방법을 채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의 CDBG는 대표적인 종합보조금제도로서 주택만이 아니라 지역의 활성화를 위한 여러 사업에 지원된다. 미국의 주거환경정비 프로그램은 주택의 물리적 개선만이 아니라 지역활성화라는 종합적 틀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는 주택의 물리적인 개선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사회적인 연대감 조성에 정책의 주안점이 놓여지고 있으며 다양한 유형의 주체가 파트너쉽을 형성하며 주거환경정비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주거환경정비는 기본적으로 기초자치단체인 꼬뮌의 관할업무이지만 중앙정부가 지원자로서 꼬뮌에 밀착되어 있다. 일본의 경우는 주민중심의 개선형 마을만들기(마찌즈꾸리)가 활성화되어 있고 주민중심의 활동에 대해 공공이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전문가 파견제도 등이 여러 자치단체에서 활용되고 있다. 아울러 전국적으로 커뮤니티 센터와 같은 시설이 생기고 있고, 이를 거점으로 여러 가지 주민집단활동이 활성화되고 있다.
우리 나라의 경우 불량주택개량의 차원에서 1960년대 이후 철거, 양성화, 이주정착지사업, 자력재개발 등의 여러 방식을 적용되어 왔고 '80년대부터는 합동재개발사업이 실시되었고 '89년부터는 재개발을 적용하기 곤란한 지역에 대해 "주거환경개선사업"이 시행되고 있다. 주거환경개선사업은 종래의 방식과는 달리 현지개량방식을 주로 하여 공공지원을 강화한 프로그램이었으나 의도한 대로의 효과를 거두고 있지 못하다. 재개발의 많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를 제도적으로 개선하는 단계에 이르고 있지 못하다. 이런 가운데 '90년대 중반 이후 주민들에 의하여 지역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고자 하는 "마을만들기" 사례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주민중심의 주거환경정비로의 전환점이라고 볼 수 있다.
기성시가지의 주거환경과 관련된 현황과 문제점을 분석함으로써 커뮤니티 개념이 도입된 정비의 필요성과 그 전개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사례지구에 대한 통계자료분석 및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내용은 주민구성, 커뮤니티 시설 현황, 주민들의 거주지역에 대한 동질감·소속감·근린관계, 주거환경정비방법과 정비주체 및 비용부담방식 등에 대한 주민의식 등이었다.
조사항목을 커뮤니티 구성요소별로 정리하여 대표적인 것을 살펴보면 지역성 측면에서는 "행정동"을 자기의 동네로 인식하는 응답자 비율이 32.7%로 가장 높았고 주민들이 주로 모이는 장소는 "골목길"이 49.3%로 가장 높았다. 공동체성 측면에서는 90.3%가 이웃과의 동질성 여부에 대해 보통 이상으로 응답하였고 ,거주하는 동네에 대한 소속감에 대해서는 보통 이상이 88%로 나타났다. 정주의식에 있어서는 거주기간이 길수록 정주의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서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려면 주거의 안정화가 매우 중요함을 알 수 있었다. 유기체성 측면에서는 직장위치가 "거주하고 있는 동인 경우"가 42.5%로 매우 높고 직업별로는 자영업자 비율이 62.2%로 높았다. 또한 거주하고 있는 동네에서 "생활기반이 있어 거의 모든 생활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67%로 매우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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